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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고 (心告) / 도종환

심고  (心告)      무엇하다 왔는고?     시 쓰다 왔습니다     시 쓰다 말고 정치는 왜 했노?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래, 세상은 좀 바꾸었나?     마당만 좀 쓸다 온 것 같습니다     깨끗해졌다 싶으면     흙바람 쓰레기 다시 몰려오곤 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당신께서 못 바꾼 세상을     저희가 십여 년에 어찌 바꾸겠습니까?     세상일에 왜 간섭하고 싶어 했노?     혹한이 깊어지면 봄 햇살로 간섭하고 싶어 하시듯     땅이 메마르고 갈라지면 빗줄기 보내     세상일에 개입하고 싶어 하시듯     저도 그리하였을 뿐입니다.     애썼다. 가서 꽃밭에 물이나 주거라     제 영혼의 꽃밭에 물 주어도 될까요?     겉 넘는 소리 그만하고 시키는 ..

명언 명시 2025.04.09

필사 명상 (106 - 108)

4 - 106   늘 있는 이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그저 텅 빈 고요한 시간을 가져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사실 모든 것은 이미 '되어' 있다. *****             깨달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완전하다.            깨어 있을때나 잠잘 때도 항상 이것과 함께 있다.            단지, 이것을 자각할 수 없을 뿐이다.            절대성인 이것이 상대성을 굴린다는 것을 보라.       4 - 107   하루 일과            지혜로운 이는 새벽에 명상하고 수행하며,             낮에는 깨어 있는 마음으로 맡은 바 일에 매진하며,             밤에는 ..

필사 명상 (103 - 105)

4 - 103   이뭣고?            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인연 따라 생기고 사라지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니다.            아무것도 없지만 또 이렇게 말하고 듣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이렇게 뚜렷한 '이것'은 무엇인가? *****             세상, 우주, 나 라는 존재들은 모두 허공과 같다.            다만 인연 따라 나타났다 인연 따라 사라진다.            범소유상개시허망 (凡所有相皆是虛妄)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이렇게 견문각지 하는             바로 이것! 은 무엇인가?     4 - 104   존재의 이유            모든 것은 서로 ..

평행선 / 김남조

평행선            우리는 서로 만나본 적도 없지만           헤어져 본 적도 없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태어났기에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워질까 두려워하고          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고          나는 그를 부르며          그는 나를 부르며          스스로 저버리며 가야만 합니까           우리는 아직 하나가 되어 본 적도 없지만은          둘이 되어 본적도 없습니다.                             - 김남조 -

명언 명시 2025.04.07

필사 명상 (100 - 102)

4 - 100   그럼에도 사랑하라             '그렇기 때문에'사랑하지 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사랑하라.                   사랑에 조건은 없다.                      다만 사랑할 뿐! *****            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원하는 데로 무엇이나 할 수 있다.           자비와 사랑에는 조건이 붙지 않는다.           내게  다가온 인연에 정성과 사랑을 다하자.        4 - 101   본래 깨달음            도는 닦는 것이 아니다. 다만 확인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주어진 것이다.            ..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에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 수수엿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애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 하겠소                      - 노천명 -

명언 명시 2025.04.06

필사 명상 (97 - 99)

4 - 97   나다운 길            누구에게나 자기다운 독자적인 삶의 길이 있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사명과 배워야 할 것이 있다.            남들의 삶에 기웃거리지 말고, 내 삶의 의미를 찾아라.            나는 나답게 살기 위해 잠시 건너온 저 너머의 존재다. *****            나는 이미 이렇게 완성된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나타났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모습으로 나다운 방식으로 살아가라.           그러기위해서 내안에 있는 참나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나는 나로서 살기 위해 이 지구에 온 것임을 명심하라.       4 - 98   참된 수행            선 수행의 본질은 수행이 아니라 ..

도솔천에서 만납시다 / 백봉 김기추

도솔천에서 만납시다   /   백봉 김기추 백봉 김기추 거사님은 (1908 ~ 1985) 20세기 한국의 유마거사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거사풍으로 종지를 삼으시고  후학들을 위해 후학지도와중생교화에 힘쓴 탁월한  선지식이셨다.거사풍의 요체는 먼저 설법을 통하여 일체만법인 상대성이본래 우뚝 스리 홀로 존재한 절대성의 굴림새라는 사실을깨우치게 하고, 그다음에 반드시 무상의 법신이 유상의 색신을굴린다는 실질적으로 파악하고 나서 화두를 지니게 하는 것이다.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어디에서 오나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 집안이 분명허이     한 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물은 물은 뫼는 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무엇이 최초의 구절인가?      ..

마음의 향기 2025.04.05

불이 (不二)

불법은 불이법 (不二法)이다.세상의 모든 법의 자성은 둘이 없는 불이법이고,세상의 모든 법을 볼 때 불이법으로 보는 것이 견성이다.유루니 무루니, 유위니 무위니, 중생과 부처도, 나누지 않고수행이니 깨달음이니 하고 나누지도 않는다.자성에는 시비도 없고 어리석음과 지혜도 없고 혼란됨과안정됨도 없다. 순간순간 반야로서 비추어보아 늘 법상에서 벗어나 자유자재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세울 무엇이 있겠는가?자성을 스스로 깨달으면, 문득 깨닫고 문득 수행하니, 또한 점차가 없다.모든 법이 적멸한데 어찌 점차 닦을 것이 있겠는가? "바른 견해를 일러 출세간이라 하고삿된 견해를 일러 세간이라 한다.삿됨과 바름을 모두 물리쳐 버리면깨달음의 본성은 완전하여 흠이 없다.이 게송은 돈교이며또 큰 진리의 배라 부른다.어리석..

불교교리 2025.04.05

필사 명상 (94 - 96)

4 - 94   참된 용서            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며 응징하고 심판하는 분은 없다.            다만, 마음 안에서 죄를 짓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뿐,            우주는 언제나 사랑으로 용서할 뿐 처벌하고 심판하지 않는다.            그러니 참회기도는 짧게 끝내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 *****             모든 죄의식은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이다.            우주법계 어디에도 우리를 징벌할 누구도 없다.            참회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고 뉘우치면 된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면 된다.       4 - 95   평범한 수행자            깨달음은 근기 높은 수행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