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하게 아침 일과를 마치고 한숨을 돌리고 난 뒤, 커피 한잔을 준비해서 한껏 여유를 부리며 마실때 쯤이면
영락없이 항상 고정되어 있는 아침 클래식 음악방송 채널에 손길이 간다. 전원을 누르는 순간 "조수미씨의 가곡 동심초"가 흘러나온다. 따끈한 커피가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문득 가슴이 찡해온다. 입안에서 풍기는 커피 향처럼 지나간 추억들이 햇살에 퍼지는 안개처럼 슬금슬금 떠오른다.
여고시절 특별한 사연도 없었던 어린 내가 동심초를 즐겨 불렀었는데... 어디서 배운 노래였을까?
아마도 대학을 다니던 작은 언니가 종종 부르던 노랫소리를 들으며 나도 따라 부르곤 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나도 노래를 곧잘 불러서 학교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던 적도 있었다. 참 기분 좋은 기억들이 생각난다. 큰오빠 결혼식 때 작은 언니와 내가 뚜앳으로 "노래의 날개 위에" 라는 노래를 축가로 부른 적도 있었다. 참으로 오래 전 일이건만 지금 이 순간에 마치 얼마 전의 일처럼 너무도 확연하게 생각이 난다.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히 기약이 없네 ~~~~~"
조수미씨의 동심초 노래가 끝난 후에도 나의 옛생각들이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맹이 하나를 던지면 물결이 일듯이 한생각 일으키는 순간 여러 기억들이 연상되면서 줄줄이 떠오른다. 이제는 아름다웠던 수 많은' 기억들' 이 '추억거리' 라는 명칭으로 바뀌는 나이가 된듯 싶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이 많은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도 있듯이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도 꽤 많았던것 같다. 시간이 날때면 친구들과 명동거리를 쏘다니며 '본전' 다방에서 클래식 감상도 하고 '실버타운'에서 통키타 가수들의 생음악도 즐겼었는데.... 슬그머니 웃음이 흐른다. 세월은 가고 생각은 남는것....
날마다 클래식 음악방송을 들으면서 잊혀졌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새롭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피아노를 제법 잘 치는 두 손녀의 솜씨를 제데로 알아 들으려면 나도 기본적 소양을 갖춘 귀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겸사 겸사 음악방송을 즐겨 듣고 있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치지도 않고 즐기는 일이 있다는 것도 나의 작은 행복이고 완전한 쉼의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도 감사함이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