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물까치의 산란

희명화 2020. 5. 14. 21:26

작년 이맘때 즈음 우리 집 베란다에 있는 에어컨 시래기에 물까치가 산란을 했다.

며칠동안 베란다 앞을 한쌍의 까치가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더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둥지를 틀어놓았다.

그후 날마다 둥지를  살펴보면서 사진도 찍고 물까치의 산란을 지켜보기로 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서 조심스럽고 설레이기도 했다. 

알을 자그만치 10개씩이나 낳았으니  정말 놀라운 일이였다.  알을 부화 할 때는 열개의 알을 한꺼번에 품고 앉아 있었으며 다른 새들이 날아오면 강렬하게 소리를 치며 방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는 거의 한달여 동안 그저 조용히 지켜 보고만 있었다.


목련나무가 보이는 위쪽이 3층 우리집이고, 베란다 바깥쪽에 있는 에어컨시래기 뒷쪽으로 물까치가

지푸라기를 물어와서는 둥지를 만들었다.





둥지는 지푸라기와 풀잎 그리고 자기 속털을 뽑아서 알을 낳기좋게 포근하게 만들고 있었다.


알은 날마다 하루에 한알씩 낳았다. 사진은 모두 남편이 찍었다. 나는 무서워서~~~^^






                          신통하게도 알을 10개 모두 낳은 뒤에야 품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품어서 함께 부화 시키려는 듯 보였다.


갓태어났을 때는 빨간 맨살 이였는데 3일정도 지나니까 털이 나기 시작했다.


                      암수 물까치는 쉴새없이 먹이를 물고 와서 새끼들 입에 넣어 주고 있었다.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본능이였다.



부화한지 20일이 지나니까 하나 둘씩 둥지를 떠났다. 맨 마지막에 남아 있던 새끼까치 인데...

날지를 못하는 것인지 문앞에서 오랫동안 머뭇머뭇 거렸는데, 나중에 없어져서 아랫마당으로 내려가보니 땅에 쓰러져 있었다. 그래서 곱게 묻어 주긴 했는데...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 많았던 어린 새끼들은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까?  우리 부부는 마당에서 새끼들이 어디 숨었나 하고 찾아 보곤 했는데 겨우 한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미 까치는 큰 나무 위에 앉아서 새끼의 거동을 살피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새끼에게 다가 갔더니 갑자기 어미 까치들이 요란하게 짓어대서 깜짝 놀랐다. 새끼를 다치게 하는 줄 알고 방어를 하는 것 같았다. 


며칠 후, 마당을 산책하다보니 새끼 까치 두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 녀석들이 우리집에서 태어난 까치들 일까?  궁금해 하면서 우리는 마주 보며 웃고 말았다.

이렇게 한달정도 우리에게 기쁨과 호기심과 흥미거리를 제공해준 까치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생명은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음를 새삼 느껴본다.

                                      

                                  어디에서라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아가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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