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눈치쟁이 청솔모

희명화 2020. 5. 22. 20:26

나는 종종 숲으로 갑니다.

우리 집 가까이에 작은 숲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한 일입니다. (대구 영남 대학교 숲길을 말합니다.)

숲은 나에게 편안함과 넉넉함과 행복함을 무상으로 넘치게 주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결과 들풀들의 살랑거림 그리고 이름 모를 풀벌레들의 유희가 나를 즐겁게 해줍니다.

그리고 숲은 텅빈 충만함을 느끼게 해주곤 합니다...

 

어느 해 가을 날, 숲길을 걷다가 우연히 청솔모를 만났습니다.

청솔모는 도토리를 주워 먹으려고 길을 나선것 같습니다. 가벼운 몸짓으로 이리 저리 다니더니

도토리 하나를 주워서 입에 물고 아주 재빠르게 그 두꺼운 껍질을 벗겨가며 먹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재빠른 청솔모는 인기척에 민감해서 잘 도망치기도 하지만, 나의 카메라 셔터 속도보다는 느렸나봅니다.

반짝이는 눈망울로 찰칵 거리는 셔터소리를 유심히 들으면서 저를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청솔모야~~ 잘 살아라!  겨우내 먹거리도 잘 장만하렴! 그래도 지금이 좋은 시절이 아니겠니?  안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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