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록

[스크랩] 조주록강의 67 (110704) 무엇이 근원입니까?

희명화 2015. 4. 8. 21:49



학승이 물었다.
“무엇이 출가입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어찌 노승과 같은 사람을 보겠는가?”

問 如何是出家 師云 爭得見老僧

출가란 탐진치 삼독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마음에서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출가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머리를 깎고 염의(染衣)는 입었으나 아직 마음에서 삼독과 번뇌가 여전히 치성하고 옳고 그름이 있다는 분별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이것은 아직 진정한 출가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조주 스님은 출가를 평범한 일처럼 말하고 있다. 즉, “출가란 다만 집을 떠나 나와 같은 노인을 보는 것일 뿐이야”라는 뜻으로 말했다. 출가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든 행복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깨달음을 얻고 번뇌를 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출가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 출가자이든 출가하지 않은 사람이든 상관없이 누구든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학승이 물었다.
“무엇이 불타와 조사가 끊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누락된 곳이 없는 것이니라.”

問 佛祖不斷處如何 師云 無遺漏

고오타마 싯다르타가 불법을 전한 이후 2천 5백여 년이 지났고, 유신론을 믿는 종교가 세계적으로 크게 전파되었지만, 지금까지 불법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조사에서 조사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어째서 그러한가? 불법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원래 누락된 곳이 없고 끊어진 곳도 없다. 때문에 사람이 있는 이상 마음이 있고 마음이 있으면 부처도 있고 불법도 있게 마련이다.

학승이 물었다.
“근원(本源)에 대하여 노스님께서 지시하여 주십시오.”
조주 스님이 말했다.
“근원에는 병(病)이 없다.”
학승이 물었다.
“무엇이 깨달음(了處)입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깨달은 사람이 안다.”
학승이 말했다.
“그러할 때는 어떠합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나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 줘봐.”

問 本源請師指示 師云 本源無病 云了處如何 師云 了人知 云 與麽時如何 師云 與我安名字著

근원은 만법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그곳은 형체가 없고 이름도 없고 냄새도 없다. 그곳은 마치 허공과 같이 텅 비어있지만 모든 것이 그로부터 나온다. 그곳은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곳도 없고 더러움도 깨끗함도 없다. 따라서 병(病)도 없다. 그곳은 원래 무병(無病)이고 고요하고 밝고 쾌활한 기상만 있다. 사람에게 그 근원이 있다.

무엇이 깨달음인가? 그것은 깨달은 자만이 안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그 경계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는 것과 깨달음은 다르다. 아는 자는 가볍게 알지만 깨달은 자는 깊게 체험한다. 아울러 매사 담담하다.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갔을 때 정신세계는 어떠한가? 이름이 없고 형체가 없는 그 곳에 당도한 자는 사람이 거듭 새로 태어난 것과 같다. 세상이 한 없이 고요하고, 시간이 없고, 더럽고 깨끗함도 없으며, 늘어나고 줄어듦도 없다. 사람들은 이미 구원되어있고 불국토가 이미 완성되어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 사람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도 좋을 정도이다.

無不禪院 禪院長 石雨
(cafe.daum.net/mubulsunwon)

 

 

 

 

 

 

 

 

출처 : 무불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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