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어려운 문제를 내겠다고 작정하고 남전스님을 찾아와서 물었다.
"어떤 사람이 병속에다 거위를 길렀습니다. 그런데 거위가 점점 자라서 병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병도 깨서는 안되고 거위도 다쳐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하면 병에서 거위를 꺼내겠습니까?"
남전스님은 쓰윽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여보게" 하고 그를 부르니,
그는 "예' 하고 답했다.
그러자 남전스님이 버럭 외쳤다.
"나왔다!"
..........................
어떤 이가 남전스님에게 물었다.
"범부가 성인의 길에 드는 도리는 묻지 않겠습니다.
성인이 범부의 길에 들 때는 어떠합니까?"
" 한 마리의 물소가 되느니라."
"어떤 것이 물소의 일 입니까?"
" 물과 풀만을 생각할 뿐, 딴 생각은 없는 것이니라."
"어떠한 일을 합니까?"
" 물을 만나면 물을 마시고,
풀을 만나면 풀을 뜯느니라."
*** 희명화 프리즘: 남전스님의 문하에서는 조주 종심스님이 배출되었다.
남전스님의 법문에는 물소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그 무엇도 집착하지 않고 흙탕물 속에서 두 눈을 꿈뻑이며,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물소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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