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에 정통한 덕산스님은 어느 날 남방에서 선종이 크게 번성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 그래서 금강경을 광주리에 가득 짊어지고 남방을 향해 떠났다.
스님은 길을 가는 도중에 떡을 팔고 있는 노파를 만났다.
"할머니, 떡 좀 주세요."
노파는 들은 채도 안 하고 스님이 메고 온 광주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스님은 무슨 책을 그렇게 많이 지고 다니시우?"
"부처님 말씀이 담긴 금강경 입니다."
"그래요? 여쭈어 볼 말이 있는데, 대답을 잘 하시면 떡을 거저 드리지요."
"금강경에서는 과거심도, 현재심도, 미래심도 얻을 수 없다고 했는데,
스님께서는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시겠수?"
덕산스님은 할머니의 느닷없는 질문에 말문이 콱 막혀 버렸다.
***희명화 프리즘: 덕산 선감은 금강경을 짊어지고 남방으로 달려가서 선종의 마구니를
없애겠다고 장담하였으나, 도중에 한 노파를 만나 시험을 당하고는
한마디도 못했다. 과연, 어느 곳에 마음이 있을까?
덕산은 용담선사를 만나 법을 잇고, 덕산에 머물면서 선풍을 높이 열게
되었다.
제자들을 제접하는 방편으로 주장자를 내리치는 '덕산의 방'으로 유명하다.
불법은 심법이라 경전속에 있음이 아니라, 경전을 통하여 마음을 알아내야 할
것 이다. (직지인심 견성성불 直指人心 見性成佛) 점심!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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