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의 소설 <커튼>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의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농담> 등은 젊은 시절에 탐독을 하고
친구들과 독서토론을 나눈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까마득한 일이 되고 말았다. 새삼스럽게
이 나이에 밀란의 글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겠다는 의지는 나로서도 새로운 도전일 수 있다.
만일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고 비웃음을 지을 수 있겠지만, 나의 독해능력이 이 정도 수준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나의 독서장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커튼>은 '소설을 둘러싼 일곱 가지 이야기'를 통해 소설의 역사적 변천사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밀란의 독특한 날카로운 언어로 세심하게 꼬집어서 해설하고 비평하고 있다.
<커튼>...
차례 1부 연속성의 의식 (10 가지의 작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2부 세계문학 (11가지 작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3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기 (11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4부 소설가란 무엇인가? (12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5부 미학 과 삶 (9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6부 찢어진 커튼 (11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음)
7부 소설, 기역, 망각 (11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있음)
작가는 책이라는 커튼을 통해 쓰인 대로 글을 읽을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예술도 변화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작가가 의도하려는 내용을 간파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속에서 밀란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종종 등장시키면서 돈키호테가 커튼을 과감하게 찢은 최초의
사람으로 부각하고 있으며 또한 소설의 역설적인 모습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소설 기술의 존재 이유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밀란 쿤데라는 역사적 연속성의 의식을 말하면서
".....우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또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유명한 형이 상학적 질문들은 예술에서 구체적이고 명백한 의미를 지니며, 분명히 다양한 대답들이 존재한다......" 고 말하고 있다. (P. 12)
"...... 오랜기간, 예술은 새로움을 추구하지 못한 채 반복을 아름답게 만들고 전통을 강화하고 집단의 삶을 더욱더 견고하게 만드는데 충실했다. 그 기간에 음악과 무용은 사회적 제의, 미사와 축제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했다......"
(P. 243)
<커튼>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가 말로써는
"... 타락의 초기에만 타락을 참을 수 없다고 느끼지만, 새로운 변화에 사람들은 점차 길들여지고 있다...."
"... 왜냐하면 예술의 역사는 덧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의 지저귐은 영원하다. "
책장을 덮으며 '내게 무엇이 남았는가 ?' 생각해 본다.
소설은 시대상황과 역사적 흐름에 대해 민감하게 변화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 커튼 안의 일을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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