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5
오늘은 아침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서 창문 열기조차 싫었다.
아직은 가을 이라고 느끼며 문득 산행을 하고 싶었다.
짝꿍과 함께 집 가까이에 있는 태조산으로 나드리를 떠났다.
암투병중인 여동생 병간호를 해주느라 닷새동안 여주에 있는 동생집에 머무르다 왔기에
그동안 별일없이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을 그를 위해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길 위에 흩여진 낙엽을 밟으며 산바람의 향내음을 맡으며 우리는 말없이 길을 걸었다.
나이가 들다보니, 아니 함께 지낸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이제는 숨소리에서 조차 상대의 마음을 보게 된다.
아마도 서로에게 이미 익숙하게 길들여 았기에 매사가 무심히 스치는 바람과 같다.
가을이 숲길위로 잔잔하게 내리고 있었다.
" 사랑하시라
소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부드러운 대화,
자기 낮춤이 선행이 된다오
내가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 오는데
칠십년이 걸렸다오 " -김수환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