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은행나무 이야기

희명화 2011. 11. 10. 23:09

어느 사이에 가을이 떠나갔습니다. 문득 달력을 보니, 입동이 엊그제 지났더군요.

나는 아직도 가을을 만끽하려고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보고, 저 숲길을 걷고 있지만, 길 위에는 이미 수 많은 낙엽들이 뒹굴고 있었습니다. 나는 숨을 죽이며 낙엽을 밟습니다. 뒷굼치에 먼저 힘을 주고 디디면서 발바닥을 지나 발가락에 작은 전율을 느끼면서 다른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있습니다. 숨은 고르고 오직 발바닥에 집중할 뿐 입니다. 순간... 노오란 어린잎새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굵은 은행나무 기둥 한가운데에서 쏘옥 고개를 내밀고 있는 작은 은행잎 하나가 어찌나 앙징스러워 보였는지... 가까이 다가가서 눈맞춤을 하고 있자니 슬그머니  눈시울이 젖습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덧없이 지나가는 세월이 아쉬워서 인가봅니다.

 

 

 

 

                                                     어느 봄날, 은행잎새는 초록빛으로 세상에 태어났답니다.

                                                             

 

 

 

 

 

 

 

 

 

은행의 속알맹이는 누가 모두 가져갔을까? 빈 껍질만 가득히 버려져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 기억속의 은행나무는 초록빛과 노란빛이 함께 어울려 있을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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