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고고하게 서 있던 앞마당 석류나무가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면서
어느새 탐스러운 열매를 주렁주렁 걸어 놓았다. 자연이 보여주는 생명의 실상 앞에서,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잠시 마음에 점을 찍어 본다.
<문주란님 노래/ 석류의 계절 1절>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차가운 별아래 웃음을 지으며,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
꽃과 열매가 함께 피어나고 있었다.
꽃은 모두 떨어지고 열매만 다닥다닥 붙어있다.
하나의 열매가 영글기위해 소낙비도 맞고...
어두운 그늘도 만나고, 까만 밤도 맞이하게 된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점점... 석류는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로움 속으로 성숙해 간다.
탐스러운 석류여! 인고의 시간이 흐른뒤, 제 모습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정 성!
환 희!
석류 속안의 알갱이들이 조금씩 빨갛게 익어가는 동안,
윤기가 반질반질 흐르고, 맨질맨질 매끄럽던 석류의 겉껍질은
점점 쭈글쭈글 주름지고 거칠어져갔다.
입안에 넣으면 금세라도 침이 고일것만 같은 석류알의 새콤함이
내게는 석류의 고통인양 짜릿함으로 전해온다.
지금 이렇게 황홀한 순간에,
왜? 내게는 서글픔이 밀려 오는 걸까?
한 해의 끝자락인 계절 탓 일까?
<문주란님의노래, 석류의 계절 2절>
그늘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바람이 자면서 낙엽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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