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소리]
평생의 교훈
"평생 잊지 않고 교훈으로 삼을 말씀을 좀 해 주십시요."
"중은 걸사 乞士 다. 무소유로 살아라.
어디가서 밥 한 그릇에 간장 한 종기라도
달갑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그 가운데 화두가 없으면 송장이다.
화두가 생명이니 이를 놓치지 말거라."
다 마셔봐야 맛을 아는가
스님께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원적사로 내려오시는 중이였다.
마침 옆자리에 다른 종교를 믿는 젊은이가 앉아 있었는데
중간쯤 되어서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불교에는 팔만대장경이 있다고 들었는데
다 읽어 보셨습니까?"
"아니오."
"아니, 팔만대장경도 다 읽어보지 못하고서
어떻게 스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자네는 바닷물을 다 마셔봐야 그 맛이 짠 줄 아는가?"
상한 닭 창자냐?
어느 새댁이 봉암사를 찾아왔다.
시집살이가 너무 힘들어 절로 도망쳐 왔던 것이다.
법당에서 엉엉 울다가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아서 스님방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스님 못 살겠어요." 하며 엉엉 울었다.
스님은 등을 툭툭 치며 말씀하셨다.
"더 세게 울어라.
그렇게 사는 게 힘이 드느냐?
가난해서 양식이 없으면 쑥 뿌리가 보약이지,
그런데 업에 따르는 인과를 아느냐?"
"그래, 엉엉 울어라.
그런데 뭐가 그리 속이 상하느냐?
상해빠진 닭 창자냐?
썩어빠진 고등어 창자냐?
내가 해결해 줄테니 한번 내놔봐라.
그 속상한 마음이 실체가 있다면 내놔봐라."
"......"
새댁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마음 속 응어리가 녹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 서암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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