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스로를 쏘지 않느냐?

 

     석공혜장 스님은 출가 전에 본래 사냥을 일삼았으며 사문을 싫어하였다.

     한번은 사슴떼를 쫓다가 마침 마조 스님의 암자 앞을 지나게 되었다.

 

     마조 스님이 그를 맞이하자, 그는 물었다.

     "스님은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지요?"

     "그대는 무얼하는 사람이냐?'

     "사냥꾼 입니다."

     "활을 쏠 줄 아는가?"

     "쏠 줄 압니다."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를 잡느냐?"

     "한 발로 한마리를 잡습니다."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스님께선 활을 쏠 줄 아십니까?"

     "쏠 줄 알지."

     "스님께서는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한발로 한 떼를 다 잡는다네."

     "저 놈들도 생명입니다. 무엇 때문에 한 떼나 잡습니까?"

     "그대가 그런 줄 안다면 왜 스스로를 쏘지 않는가?"

     "저더러 스스로 쏘라 하신다면 쏘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조 스님께서 호통을 쳤다.

     "이놈! 광겁의 무명번뇌를 오늘 단박에 쉬도록 해라!"

 

     그는 그 자리에서 활과 화살을 꺽어 버리고 칼로 머리카락을 스스로 자르더니

     스님께 출가하였다.

 

     하루는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마조 스님께서 물으셨다.

     "무얼 하느냐?"

     "소를 칩니다."

     "한 차례 풀밭으로 들어가면 바로 콧구멍을 꿰어 끌고옵니다."

     "그야말로 소를 잘 먹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