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리

근기 (根機) [육조단경 공부]

희명화 2011. 9. 25. 05:55

 

 

                                                                  근기 (根機)

 

 

 

선지식들아, 만약 매우 깊은 법의 세계에 들어가고자 하고 반야삼매에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은 바르게

반야바라밀의 행을 닦을 것이며 오로지 <금강반야바라밀경> 한 권만 지니고 읽으면 곧 자성을 보아

반야삼매에 들어가느니라. (식심견성하면 반야삼매라고 육조는 말했다.)

이 사람의 공덕이 한량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경에서 분명히 찬탄하였으니, 능히 다 갖추어 설명하지 못하느니라. 이것이 최상승법으로서 큰 지혜와 높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설한것이다. 만약 근기와 지혜가 작은 사람이 이 법을 들으면 마음에 믿음이 나지 않나니, 무엇 때문인가?

 

대승의 사람은 <금강경> 설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열려 깨치고 안다. 그러므로 본래 성품이 스스로 반야의 지혜를 지니고 있어서 스스로 지혜로서 보고 비추어서 문자를 빌리지 않음을 알라.

근기가 작은 사람은 단박에 깨치는 이 가르침을 들으면, 마치 근성이 작은 대지의 초목이 큰비를 맞고 모두 다 저절로 거꾸러져서 자라지 못함과 같나니, 작은 근기의 사람도 또한 이와 같나니라.

 

반야의 지혜가 있는 점은 큰 지혜를 가진 사람과 작은 근기 사람의 사람이나 또한 차별이 없거늘,

무슨 까닭으로 법을 듣고도 곧 깨치지를 못하는가?

삿된 소견의 장애가 무겁고 번뇌의 뿌리가 깊기 때문이니라. 마치 큰 구름이 해를 가려서 바람이 불지 않으면 해가 능히 나타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반야의 지혜도 또한 크고 작음이 없으나 모든 중생이 스스로 미혹한 마음이 있어서 밖으로 닦아 부처를 찾으므로 자기의 성품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근기가 작은 사람이라도 단박에 깨치는 가르침을 듣고 밖으로 닦는 것을 믿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마음에서 자기의 본성으로 하여금 항상 바른 견해를 일으키면 번뇌, 진로의 중생이 모두 다 당장에 깨치느니라. 마치 큰 바다가 모든 물의 흐름을 받아 들여서 작은 물과 큰물이 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과 같느니라.

곧 자성을 보면 안팎에서 머물지 아니하며 오고감에 자유로워 집착하는 마음을 능히 없애어 통달함에 거리낌이 없나니, 마음으로 이 행을 닦으면 곧 <반야바라밀경>과 더불어 본래 차별이 없나니라.

 

                                                < 돈황본 육조단경. 성철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