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남전 보원선사 (748 ~ 834)
스님의 법명은 보원이며, 정주 사람으로 속성은 왕씨다.
처음 마조 스님을 뵙고 깨친 뒤, 남전산에 머물렀다.
상당하여 말했다.
"이 왕노인이 젊었을 때 물소 한마리를 길렀는데, 개울 동쪽에 방목하자니 다른 국왕의 수초를 먹을 수 밖에 없고, 개울 서쪽에 방목하자니 또다른 국왕의 수초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분수 따라 조금씩 받아들이고 다른 것은 아예 돌아보지 않느니만 못하였다."
대중에게 법문을 하셨다.
"이 왕노사가 몸을 팔려고 하는데 누가 사겠느냐?"
그러자 한 스님이 대중 앞으로 나서면서 말하였다.
"제가 사겠습니다."
"비싸지도 않고 싸지도 않는데 너는 얼마에 사려고 하느냐?"
그 스님은 대답이 없었다.
스님이 산에서 일하고 있는데 누가 물었다.
"남전산으로 가자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스님은 손에 쥔 낫을 들어 보이면서 말하였다.
"나의 이 낫은 30냥에 산 것입니다."
"풀 베는 낫을 물은게 아닙니다. 남전산으로 가자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써보니 정말 잘 들더구나."
스님은 좌주에게 물었다.
"나에게 경전을 강의해 줄 수 있는가?"
"제가 스님에게 경전을 강의하려면 스님께서 저에게 선을 설법해 주셔야 합니다."
"금 탄알을 은 탄알과 바꿀 수 없지!"
찬하노라.
쯧쯧! 저 왕노사가
온 누리에 가시나무
를 심었도다.
동쪽 서쪽 개울에서 물소를 기를 때
고삐를 손에 쥔 채 방목할 줄 모르고
윗방 아랫방 앞에서 고양이의 목을 자르니
어둔데서 새끼 꼬아 끍었는지 바른지를 분간키 어렵네
골패를 냅다 집어던지며
썩은 내 나는 18물(행각할 때 필요한 18가지의 도구)이라 호령하시고
남전산 가는 길을 가르켜주기는 커녕
풀 베는 낫을 30냥에 샀다고 하네
한 떨기 꽃은 꿈과 같은데
그 누가 말하는가. 천지와 뿌리가 같다고
열여덟에 살림살이 이루었기에
후손들이 본받기엔 어려움 많지
.
.
황금 탄알을 은 탄알과 바꾼다면
오래도록 그다지 이익볼게 없으니
굳이 자유자재한 선지식이 되려 하였네.
<오가정종찬 五家正宗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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