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정종찬

7. 조주 진제(趙州眞際) 선사

희명화 2011. 9. 20. 06:53

 

 

               7. 조주 진제(趙州眞際) 선사 (778 ~ 897)

 

 

 

 

    스님은 남전 보원스님의 법을 이었으며, 법명은 종심, 조주 사람으로 속성은 학씨다.

 

 

   하루는 누군가 남전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 입니까?"

   "보통 마음이 (평상심) 도이다."

   "나아갈 방향이 있습니까?"

   "향하려 하면 틀린다."

   "하려 하지 않으면 어떻게 도를 알 수 있겠습니까?"

   "도란 안다거나 알지 못하다거나에 속하지 않느니라. 안다는 것은 망령된 지각이며,

    알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다. (무기)

    만일 참으로 의심없는 도를 통달하면 마치 드넓은 허공과 같을 것이니,

    구태여 잘잘못을 가리겠느냐?"

    스님은 이 말끝에 이치를 깨쳤다.

 

 

    어느 날 한 스님이 물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다."

    "모든 중생 모두에게 불성이 있는데 어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합니까?"

    "그에게 업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 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뜰 앞에 잣나무다."

    뒷날 법안스님이 각철취(혜각스님의 별명)에게 물었다.

    "내 듣자하니 조주스님께서 '뜰 앞의 잣나무'라는 말을 하였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스승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니 스승을 비방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엄양 선신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

     "놔버려라. (방하착 放下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놔버리라는 말씀입니까?"

     "놓지 않으려거든 짊어지고 가거라."

      이 말에 엄양선사는 느낀 바 있었다.

 

 

     찬 하노라.

 

     입가에 선이

       납승의 눈을 모두 바꿔버렸네

 

       남전의 독에 중독되니

       확 트인 허공에 구태여 시비를 하려는가?

       설봉의 마음을 죽이니

       옛 개울 차가운 물이 뚜렷이 나뉘었네

       .

       .

       지팡이 세워두니 새 뿌리 돋아 나고

       황벽산에서 '불이야' 하는 소리에

       문 열고 깜짝 놀라 간담이 떨어졌네.

 

       개에게 불성이 없다 함이여

       시퍼런 칼날엔 서릿발이 돋아 있고

       오대산 노파를 간파하여

       뒤엉킨 넝쿨을 단칼에 베어내었다.

        .

        외나무 다리엔 당나귀며 말들만 건널 뿐 아니라

        백세토록 물에 빠진 중생을 건져내어

        마하연 저 언덕에 편한 걸음 걷게 하겠네.

 

 

                               <오가정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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