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정종찬

9. 목주 진존숙 (睦州陳尊宿)

희명화 2011. 9. 22. 07:56

 

 

 

 

                                                  9. 목주 진존숙 (睦州陳尊宿)

 

 

 

 

     스님의 법명은 도종(道종)이며, 속성은 진씨로 강남 이왕의 후손이다.

     존숙은 총림에서 높은 어른을 부르는 말이다.

 

 

     운문스님이 처음 찾아 왔을 때, 스님은 문을 확 닫아서 운문스님의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말했다.

     "이런 쓸모없는 것(만리장성을 쌓았던 기계를 비유해서 말함) 이었잖아!"

     운문스님은 이 말에 크게 깨쳤다.

 

 

     스님께서 하루는 한 좌주에게 물었다.

     "무슨 경을 강의 하시오?"

     "열반경을 강의 합니다."

     "한 구절 물어봐도 되겠소?"

     "그러십시요."

     그러자 스님은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입으로 한 차례 후- 불면서 말했다.

     "이것이 무슨 구절이오?"

     "경전에는 그런 구절이 없습니다."

     "이런 사기꾼! 힘 센 5백명의 장사가 돌 드는 구절이 없다고 말하는가?"

 

 

     한 스님이 찾아오자 스님은 물었다.

     "이곳에는 처음 오는가?"

     "네!"

     "우선 생각을 놔야 한다. 알겠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목에 칼을 쓰고 죄상을  분 뒤 네 발로 나가거라!"

     그가 떠나려는데 스님께서 말했다.

     "이리 오너라. 진짜 묻겠는데, 어디서 왔느냐?"

     "강서에서 왔습니다."

     "늑담화상께서 네가 함부로 지껄일까봐 너의 등 뒤에서 두려워하시는데, 보이느냐?"

      그는 대답하지 못하였다.

 

 

 

       찬 하노라.

 

        이 놈은 평생 널판지를 짊어진 놈이라 하여

        기꺼이 학인을 다른데로 가게 하니

 

        불조의 명맥을 끊는데는

        무딘 칼날 빌리지 않고

        납승의 눈동자를 바꾸는데는

        진흙덩이를 쓸 뿐이었네.

          .

          .

        새로 온 스님을 꾸짖어

        강서의 썪은 알음알이를 놓으라 소리치고

        흔적도 없이

        진나라의 큰 도력찬 내던졌네.

          .

          .

        견우 북두를 찌르는 기개 제방을 가볍다 하고

        죽은 참새를 땅에서 뛰게 하였네

        모든 기연과 관문을 다 써서

        결국에 속인 하나 얻었구려.

 

                        <오가정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