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정종찬

10. 덕산 견성(德山見性)선사

희명화 2011. 9. 23. 06:41

 

 

                    10. 덕산 견성(德山見性)선사

 

 

 

스님의 법명은 선감, 용담스님의 법제자이며 간주사람으로 속성은 주씨이다. 처음에 <금강경>을 강의하여 명성이 성도 땅에 으뜸이었으므로 사람들이 '주금강'이라 불렀다. 한번은 도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한 터럭에 바다를 삼켜도 바다의 본성은 줄어들지 않고, 겨자씨를 바늘에 던져도 바늘 끝의 예리함은 변함이 없다. 배울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스님은 남방에 선종이 매우 성하다는 소식을 듣고, 남방 마구니들을 쳐부수러 길을 떠났다.

스님은 금강경을 달달 외우고 있었는데, 출가자는 천겁 만겁을 부처님의 세세한 수행과 몸가짐을 배워도 성불할 수 없는데, 남방인들은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이라며 '사람 마음을 그대로 가르켜 성품을 보아 부처가 되게 한다'고 하니 그들의 소굴을 파헤치고 씨를 말려서 부처의 은혜에 보답하리라 마음을 먹고 <청룡소초 : 금강경 주석서>를 짊어지고 길을 나섰다.

길에서 만난 노파가 묻는 금강경 한 소절인  '삼세심 불가득' 중에서<점심(點心) :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려오?> 묻는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그 길로 곧장 용담 숭신선사를 찾아간다.

 

 

 

 

 

   찬하노라.

 

   청룡소초 짊어지고 남방으로 달려갈 땐

   수 많은 마구니를 없앤다 하였는데

 

   냄새나는 노파 만나 세 마음 점 찍을제

   어린아이 벙어리되듯 한마디도 못했구려

 

   용담스님, 촛불 불어 꺼버리자

   집안 살림 깡그리 부서지고

   덕산에 토굴하나 마련하여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하였네

 

   위산에서 법당을 뒤로 하고 짚신 신고 떠남은

   눈앞의 기연을 활발하게 놀림이여

   암두에게 노승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묻더니

   '말후구'를 깨쳤구려

   '

   '

   참으로 불전을 부수고 개고기 돼지고기를 먹는다는건

   보통사람의 생각으로는 어려운 것이니 높고 자비한 노스님은

   생각해 보니 꽃비단 깔린 화사한 곳 연연하며

   허둥대는 강사는 아닌 성싶다.

 

 

                         <오가정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