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정종찬

11. 암두 전할 (巖頭全할) 선사

희명화 2011. 9. 25. 06:27

 

 

 

             11. 암두 전할 (巖頭全할) 선사 (828~887)

 

 

 

스님의 법명은 전할이다. 덕산 선감스님의 법제자로 천주사람이며 속성은 가씨이다.

 

 

어느 날 덕산스님을 찾아뵈었는데 문지방을 넘어서면서 물었다.

"이것이 범인입니까? 성인입니까?"

덕산스님이 악! 하자 스님은 절을 올렸다.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동산스님에게 전하니, "만일 전할스님이 아니였다면 알아듣기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고 하였는데, 스님은 이 말을 전해듣고 말했다.

"동산노인이 좋고 나쁜것도 모르고 내 이름을 잘못 들먹였다. 나는 당시 한쪽 손은 위로, 한쪽 손은 아래로 내렸다."

 

 

하루는 설봉, 흠산스님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 그릇에 물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서 흠산스님은 "물이 맑으니 달이 나타나는구나" 하였고, 설봉스님은 "물이 맑으니 달이 나타나지 않는구나" 하였다.

스님은 물그릇을 걷어차고 나가버렸다.

 

 

나산스님이 석상스님을 찾아 뵙고 물었다.

"가거나 머물거나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어떻게 합니가?'

"모든 것을 물리쳐야 한다."

나산스님은 그 말에 만족하지 않고 마침내 스님을 찾아 뵙고 똑같이 다시 물었다.

"가든 머물든 상관하여 무엇하려는가?"

그러자 나산스님은 그 말에 승복하였다.

 

 

 

 

     찬하노라.

 

     지혜가 스승보다 나은 줄을

     그 누가 믿겠는가

 

     '할' 소리 들으나 그 뜻을 알기 어렵고

     허- 하는 소리에는 전혀 자취 없어라.

 

     고개를 가로젓기 30여 년전에

     동산스님에게 광이 안난다고 하고

     한번 두번 울리는 도독고 소리에

     한신이 조정에 임하였음을 듣는다 

     .

     .

     대도의 실마리가 무엇이냐 물으면

     화급히 짚신작을 휙 던져버리고

     도반과 어울려 이야기 주고받다가

     아깝게도 물그릇을 걷어차버렸네.

 

     가거나 머물거나 편치 않을 때가 없다고

     나산스님에게 일러주었고

     근진을 벗지 못하면 본래 항상한 이치가 아니라 하여

     서암스님을 인정하였네

 

     평생을 말끔히 벗어나

     생사를 숲속의 놀이로 보고

     마지막에 지으신 일할대성은

     수십리 밖에까지 들렸다 하네.

 

              <오가정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