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토요일 오후 7시쯤이였을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고 아파트 현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갑자기 하늘에서 번갯불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고, 폭죽 터지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 우리 아파트 바로 앞이 영남대학교가 있어서 학교행사는 거의 알게 된다. 추석이 낼 모레인데 영대교정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가 싶어 가만히 학교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멀리서 음악소리가 아주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집으로 들어와 보니, 남편은 어느 새 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대학교에서 행사가 있는데 '윤도현 밴드'가 온다면서 어서 당신도 서둘러 구경 가자면서 재촉을 한다. 추석 음식준비도 해야할 일도 많았지만, 단 한번뿐인 기회인데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락 페스티벌) 나 역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윤도현이 온다는데...
당장 옷을 갈아 입고 집을 나섰다. 작은 베낭 속에는 깔고 앉을 스펀지 좌복 2개와 우산, 과자와 소주 한병 그리고 음료수를 넣고 행사장을 향하여 차를 몰고 갔다.
공연은 이미 오후 3시부터 시작이 되었고, 지금도 한창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영남대 제26대 미친(美親)총동아리연합회 주최로 진행되고 있었고, 입장료는 무료였다.
해마다 일년에 한번 학생과 동네 주민을 위해 유명가수를 불러서 무료관람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수 천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운집하고 있었다. 마치 대학축제인양 들뜬 분위기였다.
모두 열 일곱팀의 락구릅이 모여서 공연을 했다. 조금은 생소한 음악이였지만
락 구릅들의 불타는 정열과 젊음의 힘이 강렬하게 전해오고 있었다.
타카피 구릅
THE KOXX 밴드
검정치마 밴드
PIA 구릅
YB . 윤도현 밴드가 제일 나중에 출현했다. 간간히 비가 뿌렸지만 열광하는 관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노래에 맞춰서 열심히 호응하고 있었다.
한국 최고의 락밴드인 YB는 역시 달랐다.
시작에서 부터 청중들을 매료시켰고, 무대 매너도 깔끔했다. 역시 윤도현이였다.
앵콜 송으로 '돌고~ 돌고~'를 부르면서 마지막을 여한없이 마무리 했다.
나 역시 오랫만에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윤도현이여 영원하라!
오늘 만난 보컬구릅들은 모두가 자유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한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삭막하다. 그리고 청중들의 관점도 각양각색이기에
대중의 힘을 얻고 살아가는 인기인들의 삶은 고달프기도 할 것 같다.
지금은 이렇게 손뼉을 치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나름의 좋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들을 위하여 팬들은 얼마나 댓가를 지불하고 있을까?
우리들이 그들이 불러주는 음악을 즐겨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그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길 모퉁이에서 자라고 있는 이름없는 작은 풀꽃들이
언젠가는 귀한 꽃으로 불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오늘 처음 만난 젊은 락 밴드들이 모두 모두 성공하길 간절히 바람해 본다.
오랫만에 들어 본 다양한 락 밴드들의 음악을 통하여 '락'의 진수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즐거운 시간이였다. 주최측에 감사한 마음을 소리없이 전해 본다. 땡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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