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곳곳에서 그를 만난다

희명화 2011. 9. 10. 05:01

 

 

                   동산스님이 신산 승밀스님과 여행하다가 큰개울을 건너게 되었다.

                   신산스님이 먼저 건너고 동산스님은 나중에 건너다가,

                   건너는 도중에 물속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고 크게 깨쳤다.

                   동산스님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신산스님이 말했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웃으시오?"

                   "돌아가신 스승님의 정중한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 말씀해 보시지요."

                   이에 동산스님은 게송을 읊었다.

 

 

                          "절대로 남에게 찾으려 말라.

                           멀고 멀어서 나와는 관계가 없다.

                           나 지금 홀로 가지만

                           곳곳에서 그를 만난다.

 

                           그는 진짜 나이건만

                           나는 이제 그가 아니니

                           진실로 그렇게 알아야

                           비로소 참되다 하리라. "

 

 

 

 

 

*** 희명화 프리즘 : 여러 스승을 찾아 다녀도 의심을 풀지 못하던 중, 개울을 건너다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홀연히 깨쳤다. 동산스님은 제자 조산 본적과 함께 조동종을 형성하였다.

아무리 많은 경전을 보고, 선지식을 참문하고 다녔다 하더라도 스스로 자성을 밝히지 못하면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이기에 옛 선사들은 항상 조고각하 (자신의 발밑을 살피라)를 말씀하고 있다. 부처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성품속에 있음을 자각해야만 할 것이다. 선(禪)에서는  '우리는 이미 부처' 라는 신념을 갖고 시작한다.  그러나 대승사상에서는 우리는 아직 중생이기에 부처님을 닮기위해 열심히 신행생활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수행이나 신행이나 모두 부처를 찾아 가는 방편인 것이다.

 

 

 

 

 

 

 

 

 

 

'공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오한 설법  (0) 2011.09.13
호떡  (0) 2011.09.11
지난 해 가난은 가난이 아니었네.  (0) 2011.09.09
한 톨의 쌀  (0) 2011.09.08
법당은 좋지만  (0) 201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