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엘리자베스 노블 / 랜덤하우스 / 홍성영 )
602쪽의 분량에 달하는 두꺼운 장편소설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거의 비슷하다는 느낌에 필이 꼿힌 것도 사실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특이하게 꾸며진 책 구성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했다.
<엄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원래 제목은 <Reading Group : 책읽기 모임> 이였는데, 어째서 제목이 엉뚱하게 번안 되었는지 의구심 마저 들었다. 책속의 등장인물들은 30대와 40대 주부 다섯명으로 이루어 졌으며 그녀들의 일상 이야기가 매달 독서구릅에서 선정된 도서를 읽고 토론하면서 자연스레 흘러 나온다. 서로의 가정형편을 이해하며 공감하면서 독서모임은 더욱 끈끈한 정이 흐르게 되며 마치 가족처럼 굳게 결속되어 간다.
니콜과 가빈, 폴리와 딸 크레시타, 해리엇과 팀, 클레어와 엘리엇, 수전과 앨리스 , 그들의 자녀들과 애인과 옛친구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외의 아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이름을 기억하느라 메모를 해가면서 읽었을 정도로 내용이 아주 다양했다. 사람사는 일이 중요한 만큼 살아가는 방법과 형태도 다양함을 여실하게 볼 수 있었다. 절대로 이혼을 못할 것 같았던 니콜, 딸 크레시타를 위하여 새 애인인 잭을 거부했던 엄마 폴리의 모정, 남편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한 해리엇... 다양한 이야기가 정신없이 책을 읽혀 내려가게 했다.
책속의 인물들도 매달 톡서를 통하여 그리고 친구들과 토론을 통하여 조금씩 생각의 전환을 시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느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될 것이고, 뜻이 같은 이들과 허심하게 마음을 드러내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커다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슨 일이든 항상 <나>에게로 방향을 돌려, 스스로를 되돌아 본다면 한층 업그레이 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고각하, 회광반조)
이 책은 바로 엄마인 우리들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인것이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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