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나의 첫사랑 이야기

희명화 2013. 4. 23. 20:53

 

      나의 첫사랑은 라일락꽃이 활짝 피어나던 오월에 끝났다.

 

     대학 첫미팅에서 만났던 그애는 우연히도 나와 동갑에 생년월일도 똑 같았다.

     1년정도 열심히 만났었는데...

     정말로 즐거웠고 설레임의 순간들이였다. 

     그애가 군입대를 하게 되어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당시 나는 무척 아쉬워 하면서도 제대를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기다림이란 멍에를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작별을 고하던 날,

    우연히도 라일락꽃이 활짝 피어있는 꽃그늘 아래에서 우리는 마주 서 있었다.

    그애가 갑자기 라일락 잎새하나를 꺽더니 잎새를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서

    내 입가로 불쑥 내밀더니 잎새를 씹어보라고 말하고는

    수줍어 하며  속삭이듯 내게 던진 한마디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사랑의 기쁨은 라일락 꽃향기와 같고

     이별의 슬픔은 잎새의 쓴맛과도 같단다..."

 

    그날 나는 라일락 잎새가 그렇게 쓴줄을 처음 알았고

    그 맛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여자에게 첫사랑이란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올해도 라일락꽃을 보니

    불현듯이 아련한 첫사랑의 그림자가 주마등이 되어 스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나는 질풍노도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빈웃음을 지어본다.

 

 

     지금도

     오월의 라일락꽃 향기는

     여전히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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