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리

법 어 (法語)

희명화 2013. 2. 20. 15:25

 

      막힘 없이 통하는 이 허공이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고

     모든 곳에서 다름이 없으니  이것이 곧 본래마음 이다.

 

     하나하나의 일이 다르지 않아 어떤 일을 하여도 하는 일이 없고

     하나하나의 일이 오직 이 하나  오직 이 하나 이니 아무 일이 없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양치하고 옷 입고

     버스 타고 일터로 향하지만 하는 일이 하나 없구나.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왔다갔다 움직이고

     가만히 앉아 쉬고 하지만 아무일도 한 적 없다.

 

     아무 할 일이 없는데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누워 자고 다가오는 일에 따라 반응한다.

 

     일에 따라 응하지만 사람도 없고 일도 없고

     없는 가운데 순간순간 하나하나 헤매지 않는다.

 

     온갖 이름에도 속지 않고 온갖 뜻에도 끄달리지 않고

     온갖 말에도 가로막히지 않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지만 하나하나 잘 헤아리고

     이것저것 세밀하게 분별하며 세간살이에 조금의 불편도 없다.

 

     세간살이를 익숙하게 하면서도 세간도 모르고 출세간도 모른다.

     세간도 모르고 출세간도 모르지만 아쉬움도 궁금함도 전혀 없다.

 

     온갖 모습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언제나 한결같아 다른 것이 없으니

     궁금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고 내세워 주장할 것도 없다.

 

     이런 말도 그냥 한번 해 보는 것일 뿐 뭐 할 말이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말을 하든 말이 없든 뭐 특별한 일이 있겠는가?

 

 

          [무심선원  2월 법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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