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박물관을 찾아서
'심하도다. 몽고군이 환란을 일으킴이여! 그 잔인하고 흉포한 성품은 이미 말로 다할 수 없고, 심지어 어리석고 아둔하기는 또한 짐승보다 심하구나. (그들이) 어찌 천하에 (불상을) 공경하는 것을 알겠으며 이른바 불법(佛法)이란 것이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그들이 지나가는 곳에 있던 불상과 경전은 모두 불에 태워져 버렸습니다. 이에 부인사에 소장되어 있던 대장경 판본도 또한 남김없이 태워져 버렸습니다. 아, 여러 해를 걸려서 이룬 공적이 하루아침에 재가 되어 버렸으니, 나라의 큰 보배를 잃어버렸습니다.'
이 글은 이규보(李奎報)가 1237년에 지은 「대장각판군신기고문(大藏刻板君臣祈告文)」 내용 가운데 일부이며, 동국이상국집 六권에도 이와 같은 글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9월 18일까지 <고려 천년의 귀향, 초조대장경>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벅찬 감동을 안고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 잘 알고 있었지만, 초조대장경의 발견과 확인 그리고 복원작업을 하는 수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새삼 느껴봅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께서 경판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가히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나무를 자르고 말리고... 종이를 만들고... 먹물을 만들었던 그때 그 시절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70여년 동안 각고의 끝에 완성된 대장경판이 몽고족에 의해 전부 불살라졌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가막힌 슬픔이였겠습니까. 그래도 우리 선조들은 나라를 이끌어 가기 위하여 또 다시 복원불사를 해오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라고 새삼 느껴집니다.
박물관에서 제공해준 다큐멘탈을 보았는데, 지금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아주 쉽게 경판도 만들고 복사도 간편하게 하고 있더군요. 그런 과정을 이루어낸 우리의 기술과 학구열은 얼마나 대단한지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초조대장경 일부를 우리에게 도움을 준 일본 교토 남전사에도 나누어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대단히 감명깊었습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초조대장경은 목판본이 아니라 인경본(종이에 복사한 것)으로 만든 것으로 국내 250여권과 일본 남전사 등에 2,500여권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정말 대단한 민족임이 틀림없습니다.
대구국립박물관 입구입니다. '환영합니다' 라고 쓰여 있네요. ^^ ().
입구의 게시판에는 행사일정이 적혀 있습니다.
<고려 천년의 귀향 초조대장경> 이라고 커다랗게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카메라를 몇번 떨어뜨렸더니 화면이 제대로 안맞네요. ^^ ().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화환도 서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복원 완료된 초조대장경 100점과대보적경 59권이 펼쳐져 있습니다.
금강경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박물관 후문 쪽 입니다.
분수가 아주 멋지게 보입니다.
해솔관 (근처에 식당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우리 문화 체험실
편지로 보는 일상(조선시대 어느 양반집 묘지에서 발견된 부부간에 나눈 편지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석탑과 기단이 보입니다.
분수가 아주 시원스레 뿜어주네요. 무더운 날 이였습니다.
실내가 정갈하고 다양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즐거운 나들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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