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탄생게(誕生偈)에 대하여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
현재 유통되고 있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는
[태자서응본기경(太子瑞應本起經)] 권상(卷上),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권8,
[비나야잡사(毘奈耶雜事)] 권20,
[선견율비바사(善見律毘婆沙)] 권4,
또한 [전등록(傳燈錄)]에서는 “석가모니불께서 처음 탄생할 때,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말씀하시기를,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고 하셨느니라.”(釋迦牟尼佛初生 一手指天 一手指地 周行七步 目顧四方曰 天上天下唯我獨尊.)
[대장엄경(大莊嚴經)] 「전법륜품」에서는 “천상천하유아최승(天上天下唯我最勝)”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붓다는 처음 깨달음을 이룬 뒤, 다섯 고행자들에게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벨라를 떠나 바라나시의 녹야원으로 가던 도중에 ‘우빠까(Upaka, 優波迦)’라는 아지비까(Ājivika, 邪命外道) 교도를 만났습니다.
우빠까는 세존께 “벗이여, 당신의 모든 감각기관은 깨끗하고 피부색은 맑고 아름답습니다. 벗이여, 당신은 누구를 스승으로 삼고 집을 떠났습니까? 당신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구의 교리를 신봉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붓다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이겼고/ 모든 것을 알았고/ 모든 것에 더럽혀지지 않았고/ 모든 것을 버렸다./ 갈애가 다한 해탈을 얻었다./ 스스로 깨달았으니 누구를 따르겠는가?/ 나에게는 스승이 없다./ 천신을 포함하여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자는 없다./ 어떤 자도 나와 동등하지 못하다./ 나는 세상에서 완전한 자이므로/ 내가 최고의 스승이다. 나는 홀로 모든 것을 깨달아/ 적정한 경지에 이르렀고 열반을 얻었다./ 법륜을 굴리기 위해 나는 까시(Kasi)로 간다./ 어두운 이 세상에 불사의 북을 울리기 위해.”8)
이것은 붓다의 자각선언(自覺宣言)입니다. 즉 붓다는 스스로 모든 것을 이겼고, 모든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하늘과 땅, 이 세간에 비길 데 없는 정각자(正覺者)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붓다의 고백인 것입니다.9) 이것을 후대의 불전(佛傳)에서는 보다 문학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탄생게인 것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탄생게는 부처님의 위대함과 중생구제의 비원을 상징한 것입니다.
그러나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안하무인이나 독선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로 잘못 오해하게 되었고,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탄생게는 ‘인간의 존엄성’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의 ‘삼계개고오당안지’를 생략한 전반부의 ‘천상천하유아독존’에 초점을 맞춰 불교의 무아설에 위배된다고 오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아(我)’는 석가모니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일컫는 말로 재해석하게 되었고, 이것을 다시 확대 해석되어 인류의 존엄성, 만 생명의 존엄성 등으로 해석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탄생게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전반부(천상천하유아독존) 는 부처님의 위대함과 존귀함을 담고 있으며,
후반부(삼계개고아당안지)는 삼계의 중생들을 모두 편안하게 하겠다는
부처님의 염원이 담겨져 있습니다.
<마성 스님/ 붓다의 생애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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