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손녀의 재롱

희명화 2011. 10. 16. 08:10

 

 

                                                               

우리 손녀가 태어난지 벌써 40개월이 되었다. 현재 나이로는 4살이된 셈이다.

딸 아이가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20개월을 외할머니인 내가 키웠었는데, 내 자식을 키울 때 보다 더 많은 정성과 조심을 하면서 키웠던 것 같다. 아기가 출산 예정일 보다 한달이나 먼저 태어났기에 수유와 이유식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던 것 같다. 직장을 다니는 주부가 아기를 돌본다는 사실이 정말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던 시절이였다.  우리 아기는 내가 키우면서 늘상 안아주고 업어주던 기억이 있어서일까? 내가 서울에 올라가면 으례히 엄마와 아빠를 제치고 외할머니와 함께 잠자기를 청해온다.

 

동화책을 벌써부터 혼자서 잘 읽고 있으면서도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 달라고 하면서 동화책을 분주하게 책꽃이에서 꺼내온다. 할머니 동화책 읽는 솜씨가 구수해서 일까? 요즘 배운 동화구연 배우기 실력을 총동원해서 손녀를 곁에 앉히고 열심히 책을 읽어 주었다. 무려 2시간씩이나... 아이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책을 읽어 달라고 졸라대었다. 어린것이 한번 책을 들면 여러시간 동안을 집중해서 읽는다고 제 엄마는 이야기 한다. 암튼 집중력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옆에 누우면 할머니를 꼬옥 안고서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마치 강아지처럼...

할머니의 목 언저리를 킁킁 거리지를 않나,  손등에 입을 대고 뽀뽀를 하지 않나, 나중에는 할머니 얼굴에 제 얼굴을 들이대고 밀어재치면서 장난을 친다. 아기시절에 할머니가 데리고 놀던 기억이 생각나서 일까? 아님 할머니라서 그냥 좋아하는 걸까? 암튼 할머니를 좋아하는 손녀가 마냥 사랑스럽고 귀엽다.

 

애기는 하나만 낳겠다고 굳히 고집하던 딸애가 뜻밖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왕에 낳을껄 좀더 빨리 낳지 그랬냐는 생각이 났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름데로 생각이 있었을테니까 말이다. 암튼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다. 부디 몸조심하고 건강 잘 챙기고 큰애에게도 소홀하지 말라고 당부의 말도 했다.

요즘은 정부에서 둘째아이 낳을 경우에  복지차원의 혜택을 주는 것 같다. 얼마나 출산율이 낮으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을까 싶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육아정책이나 보육시설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접했지만, 막상 내 손자들의 이야기가 되고 보니 공연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모두가 잘 되겠지... 남의 아이들이 잘 자라 주어야 내 자식도 잘 자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에 주변환경에 관심이 생긴다.

 

자식들 모두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 뿐 이다.

예전에는 할머니와 헤어질 때면, 할머니 쫓아간다며 울고 불고하던 손녀가 이제는 컸다고 배꼽인사를 하면서 안녕인사를 한다.

이 어린 것도  자기 자리를 조금씩 알아가는것 같아 기특해 보였다.  예전에 아기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서는 내 발걸음도 무거웠는데... 그것 보다도 아기에게 슬픔을 안겨준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이 아팠었다. 그런데 요즘은 활짝 웃으면서 손사레를 짓고 있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가야~ 잘 있어! 

참! 아가라고 하면 자기는 아가가 아니라 '어린이' 라고 말하던 손녀 모습이 금새 떠오른다. 우습다!

그래도...  우리 아가야!  잘 있거라.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거라...

사랑한다, 아가야~~~   안녕!!!

 

                                                       할머니가 손녀 지연이에게.    201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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