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염화미소를 짓는 자, 누구인가?

희명화 2011. 8. 25. 14:18

 

 

 

 

               ...... 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꽃 하나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자

                      다들 의아하게 좌우를 둘러보는데

                      오직 한 사람, 가섭존자만이 조용히 미소지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 있으니

                      이를 마하가섭에게 부촉하노라." 하시었다......

 

 

 

    벌써 이곳으로 이사온지 10월이면 2년 째가 된다.

그동안 새로운 경험을 참 많이 한것 같다.  이곳은 시내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골풍경이 느껴지는 곳도 아닌 아주 조용하고 소박한 작은 마을이다. 조금만 차를 몰고 나가면 다양한 과실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봄부터 시작하는 참외, 자두, 복숭아, 포도, 감, 대추. 사과... 일년 내내 과일이 풍성하게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천년고찰들이 집 가까이에 많이 있다. 서울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고찰들을 쉽게 찾아 갈 수 있다는 것이 불자인 나로써는 굉장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내가 이곳으로 이사 와서 (남편의 직장관계로 내려옴)  처음에는 참 많이 외로웠다. 나이가 들어 아는사람 하나 없는 지방으로 이사를 오고 보니,모두가 낯설고 어설프기만 했다. 처음에는 남편 혼자만 이곳으로 내려오겠다고 했지만, 자식들 모두 결혼시키고 나서 뭣하러 나이든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별다른 이유없이 내려왔다. 남편이야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심심할 일이 없겠지만(그래도 친한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없어서 심심하다곤 하지만),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나로써는 집안에서 하루종일 지낸다는 일이 너무 쓸쓸했다. 마치 토굴수행을 하는 무문관 수행이랄까?  처음에는 수행하기 좋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말벗도 필요하고 인간관계도 필요했다.  서울에 있을 때는 외손녀도 돌봐줘야 했기에 분주한 나날이였는데, 막상 혼자가 되고 보니 아이들과 가까이에서 지내던 시절이 힘은 들었지만 참으로 행복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 생활이 더욱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거의 일년동안은 친구를 사귀기 위하여 여기저기 문화쎈타와 무료강좌를 여러군데 찾아 다녀보았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은 역시 혼자였다. 금년부터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굳이 친구를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혼자 즐기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고... 남편이 새로 사준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동네를 돌면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나의 블로그도 한자반에서 만난 보현화보살님의 도움으로 만들게 됐고, 하나하나 사진도 올리고 글도 쓰게 되었다. 이렇게 날마다 컴 앞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글과 사진을 올리는 일이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오랫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려고 포교일선에서 열심히 뛰어 다녔지만, 이곳에 와서는 특별히 법을 전할 장소도 연결되지도 않아서 적적했었는데, 이렇게  인터넷을 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으니 정말 즐겁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나의 블로그에 간간히 들어와서 부족한 나의 글을 읽고 있을 사랑하는 며느리와 아들과 딸 그리고 나의 동반자인 남편을 위해서 더 좋은 글과 사진을 올리고 싶다는 욕심마저 든다. 요즘은 정말 진지하게 나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너가 더 늙기전에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니?" 하고 말이다.  "무얼까?......."

 

그동안 읽지 못했던 문학소설도 많이 읽고 싶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 책읽는 모임에 가입하고, 독서토론도 하면서 글쓰는 방법도 차차 배워가면 될 것이다. 그리고 무료강의가 있는 평생교육쎈타 디카반에 들어가서 새롭게 배우면 된다고 생각해본다. 그래,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집 가까이에 복지관이 있으니 봉사활동도 하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나 내가 필요한 곳을 찾아 다니면서 열심히 생활해 보자. 친구가 없다고 외로워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우스워만 보인다. 이곳에서 얼마동안 더 생활할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계약직으로 왔으니까) 있는 동안 즐겁게 행복을 만들면서 살아야겠다.

 

행복도 내가 만들고, 불행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이젠 정말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아직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찾아서 열심히 시도해 보고 싶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이 마음을 남들은 욕심이라고 말할지라도, 나는 <희망, 원력> 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오늘도 나 스스로에게 격려와 용기를 듬뿍 담겨준다.  희명화야!  화이팅!!!

 

 

 

 

 

 

 

 

 

 

 

 

 

 

 

 

 

 

 

 

 

 

 

 

                     

 

 

                     

 

 

 

 

 

 

 

 

 

 

              

'날마다 좋은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도여행   (0) 2011.08.29
상대온천  (0) 2011.08.29
대구달성공원  (0) 2011.08.25
온천골 가마솥국밥  (0) 2011.08.25
대구현대백화점 오픈  (0) 201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