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어느 겨울날, 축서사에서 폭설을 만났다. 문수산 자락에 위치한 축서사는 높은 지형에 있기에 겨울이면 종종 눈이 내리고, 한번 눈이 내렸다 하면 폭설로 길이 막혀 통행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한다.
아침나절에 축서사를 향했을 때는 날씨도 맑았었는데 도착해서 오후가 되니까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해서 발길이 묶이고 말았다. 덕분에 생전 처음 온전하게 설야를 즐길 수 있었고 태고의 신비로움까지 만끽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축서사는 계절마다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사찰이기에 항상 가고 싶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아마도 주지스님의 넉넉하고 인자하신 인품 덕분에 주변이 모두 여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이른 새벽부터 선방에서 수행중이신 스님들께서 길을 만들어 놓으셨다.
길... 道...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걸까?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잠시 동안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참으로 맑은 마음이 되어 보았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두 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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