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無知) 또는 무식(無識)
스마트폰을 구입한지 어느 새 두 달이 되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KT 통신사에 가서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왔다.
그런데도 사용할 적마다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참으로 많아서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곁에 물어볼 만한 사람도 딱히 없어서 급하면 집 가까이에 있는 통신사 A/S를 받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보다 스마트폰으로 사용한 카메라 화질이 좋다는 사실을 직원으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래서 실험삼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마구 찍어 놓고, 사진을 컴퓨터에 내장 시키려고 하니까 기존의 카메라 사용방식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혼자서 며칠을 끙끙대다가 (워낙 자주 찾다보니 미안한 생각도 들고, 스스로 너무 극성스럽다는 생각도 들기도 해서 대리점을 방문할 수 없었다.) 오늘은 드디어 찾아 갔다.
또 무슨 일로 오셨냐는 젊은 직원의 말에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싶어서 게면쩍게 웃으며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내컴퓨터에 옮기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말했다.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보니,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이 속이 시원해졌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며칠동안 끙끙대었으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도 보았었지만 말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던 것이 직접 기사분을 만나 잠깐동안 컴 앞에 앉아서 설명을 듣고보니 아주 쉽게 해결이 되었던 것이다. '백문이불여일견'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내가 놀고 있는 나의 블로그에 <친구신청>이 여러 명 들어 왔었다. 그것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여러 날을 그냥 두었다가 삭제하곤 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나의 소중한 벗이 모처럼 블로그에 들어와서 친구신청을 해왔다. 이번에는 삭제하면 안될것 같아 그냥 승락을 했다. 승락한 것과 삭제한 것의 차이가 어떤것인지 모르고 있다. 그저 친구에 대한 예의로서 승인을 했을 뿐인데 속내용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가끔씩 메일로 받고 있는 글 중에는 트위터와 연결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 사실 그런 내용도 모른다.
내가 만나고 있는 동창들 중에는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들고, 특별히 이용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그저 만나면 이바구 하는 일을 최상의 낙으로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여자들의 수다가 신문에 실린 소식보다 더 빠르고 솔직할 수 있는 정보통이란 것은 아줌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여자들의 만남은 정보교환도 되지만, 서로간의 비즈니스도 된다. 오랫만에 절에 가서 보살님들과 몇 시간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국에 계신 스님들의 정보를 많이 듣게 된다. 앉은 자리에서 천리를 보고 있다. 동창회에 나가보면 만나지는 않았어도 많은 동창들의 근황에 대해 대충 듣고 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대화는 즐겁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은 것 같다. 나의 친구들은 전형적인 현모양처 이고 평생 가정주부로만 살아와서인지 컴퓨터와 인터넷 정보보다는 만나서 차 한잔으로 수다삼매에 빠지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단짝 친구들 사이에서 그래도 인터넷도 하고 블로그도 운영하고 그리고 맥주 한잔이라도 마실 수 있는 나를 신세대 여성이라고 추켜 세우기도 해준다. 하물며 그런대도 나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것이 편안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다섯 살 짜리 손녀가 종종 문자를 보내면서 예쁜 기호까지 붙여서 올 때면 반갑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중에 인터넷 상에서 손녀와의 소통에서 뒤질까봐 불안한 생각도 드는것은 사실이다.
이런 저런 일들을 통해서 내 스스로 모르는 것이 많다보니 답답한 것은 나 자신인 것이다.
옛날 시골노인네들에게 무식하다는 말을 한적이 있었다. 무식쟁이 촌놈 이라는 말도 제법 사용한 시절도 있었다. 그들도 배운것이 적었고 들은 것이 없었기에 무식해 진것이다. 한글도 몰라서 제 이름자도 못쓰던 어르신들은 얼마나 답답한 삶을 살아 오셨을까? 집안에서도 아들은 공부 시키고 딸은 배움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가정에서 자라온 여성들은 서러움이 얼마나 컸었을까? 그리고 큰 아들만 크게 위하고 작은 아들에게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 가정환경 속에서의 작은 자식들의 비애는 또한 얼마나 컸을까? 또한 그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자란 큰아들이 형제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은 얼마나 컸을것인가 말이다.
며칠동안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을 출력하지 못해서 무척이나 답답해 하던 순간순간에 무식과 무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이 시대는 모르는 것이 자랑은 아니고, 또한 노인이라고 이해받는 세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나 자신의 무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 가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이가 들어가도 발빠르게 시대의 흐름을 뒤쫓아 가야겠다.
그래야만 우선적으로 자식과 손자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소통될 것만 같다.
그래도 나 자신은 세상속에서 열심히 적응하며 살아 가고 있기에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스럽기만 하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오늘도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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