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오직 이것 뿐!

희명화 2011. 9. 30. 22:16

이젠 그만 쉬어라... ㅣ 전체보기 2007/06/13
희명화
 
 

오래 전 부터 알고 지내는 스님께서 문득 전화연락이 왔습니다.

" 보살, 정말 공부 안 할꺼야?  이젠 그만  포교니 뭐니 하면서 싸돌아 다니지 말고 이젠 제데로 공부 좀 해라. 얼마나 오래 산다고 그렇게 허송 세월만 하고 있나?"

" 스님... 포교도 하면서 수행도 합니다. 저는 누굴 가르친다거나 포교한다는 생각 보다는 그 일이 좋아서 그냥 사람들 만나면서 놀러 다닌다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어요."

" 그만 좀 업 짓고 댕기라!  자네 업장 소멸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남을 포교한다고  시간낭비 하고 있는가? 이 공부는 철저하게 자기만을 위한 공부야. 남 가르치려고 배우는 공부가 아니라는 말이지......"

스님께서 저에 대한 염려의 말씀은 한참 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십니다. 이렇게 저렇게 흘러다니는 제 글을 보시고 요즘의 제 근황을 어림잡아 생각하시고는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서 제 공부를 질책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모두가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 다가오는 이 일 외에 또 다른 어떤 일이 있을까?
지금 이 일을 떠나서 어떤 수행을 해야한다는 말인가?

나는 가만히 있어도 밀려오는 파도는 여전히 철썩 거린다.
그러나... 지금은, 파도를 그저 바라만 볼 뿐 이다.
어느 때는  춤추는 파도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하고, 성난 파도와 함께 성을 내기도 한다. 그래도 아무런 흔적은 없다.

나는
오늘의 나를
지금의 나를
오직 믿고 사랑하고 있다.
오직  이것 뿐이다.

 

-현대불교신문,부다피아 <이남숙 포교사의 여성신행상담>에서 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