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자부(子婦)의 선물

희명화 2011. 9. 27. 17:22

 

                                              자부(子婦)의 선물  (멋내기용 헤어밴드)

 

 

아가, 잘 지내고 있지?

일요일 저녁에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너의 명랑한 목소리를 들었지만, 오늘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써본다. 네 남편도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생활하고 있어서, 엄마와 아버지는 너희들이 대견스럽고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모두가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 부처님전에 항상 감사기도를 올린다.

 

조석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으니 아침 출근길에 감기 조심하고 옷도 잘 챙겨서 입고 다녀라. 한낮에는 아직도 뜨거운 햇살이 비치고 있지만,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지. 들녁에 나가보면 아직도 익지 않은 벼들이  눈에 들어온단다. 자연이 주는 위대한 힘을 시골에서는 더욱 절감할 수 있더구나.

아버지는 월요일 부터 출장을 떠나셔서 주말에 오신단다. 그래서 저녁시간이면 할머니와 단둘이  TV 앞에 나란히 앉아서 '6시 내고향' 이라는 프로를 구경하고 있지. 평생 시골에서 생활해 오신 할머님은 이 프로를 즐겨 보신단다. 농촌의 생활모습과 풍경이 나오는데 많이 공감이 되시는가 보다. 전에는 나도 이 프로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시골로 이사를 와서 농촌풍경을 보고 있자니 조금씩 관심이 가더구나.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삶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애환도 많지만, 자연환경을 걱정하며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의 어려움도 조금은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시골 부모가 땅 팔고 소 팔아서 자식들을 대학공부 시킨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였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사람들이 살면서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도 없고,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부분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 나 역시 그런 부분에서는 이기적인 삶을 살아 온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요즘은 할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장차 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세월은 정말 빠르게 흐르는 것 같구나.

 

 

지난 여름휴가 때, 네가 사다준 헤어밴드를 모두 빨아서 다림질 해놓고 보니 문득 네 생각이 떠올라서 사진도 찍고 이렇게 글도 쓰게 되었다. 푼수맞은 시엄마라고 흉보지는 말아라. 네가 이렇게 많은 머리끈을 사다주고는 멋지게, 예쁘게 꾸미고 다니라고 말했었지. 그래서 열심히 머리에 매고 다녔는데, 보는 사람마다 머리끈이 예쁘다고 한마디씩 하더구나. 오랫동안 잘 사용할께. 사실은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휑해 보이니까 가리개용으로 헤어밴드를 사용하긴 했지만,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구나.

네 마음씀이 예쁘고 착해서 너무 고맙구나. 사실 나도 신혼때는 어머님께 늘상 '착하다'는 말을 듣고 살았단다. 아마도 솔직하고 순진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 같구나. 요즘은 나에게 '큰살림꾼' 이라고 칭찬을 하시는구나. 어른에게 칭찬을 받는것은 젊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언제나  즐거운 것 같더라.

 

아가, 산다는 것은 마음먹기 달렸단다.

너희 내외가 갖고 있는 < 긍정의 힘> 은 천하무적일 것이기에 얼마든지 가능성의 날개를 펼치리라 믿는다.

너희들이 행복하면, 엄마와 아버지도 행복하고,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진단다. 모든 것은 <나>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나>를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 내가 말하는 <나>는 결코 이기적인 에고가 아니라 <진아 = 참된 나> 바로 <지혜로운 나> 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오늘도 좋은 날 이고, 감사함의 하루가 지나고 있다.

너도 행복한 하루였기를 바라며...   이만 총총...

                     

              나무 관세음보살마하살.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