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길에서 미소를 주고받던 넝쿨장미가 생각난다.
싱싱한 꽃봉오리와 녹색의 작은 잎새들의 살랑거림이 어찌나 귀엽던지
가던 길 멈춰 서서 마냥 쳐다보고만 있었다.
지나가던 어떤 할아버지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힐끗 쳐다보며 간다.
머리카락이 허연 키 큰 할머니가 담장에 걸려있는 흔하디 흔한 장미를
멍청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서있는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보였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나는 사람들도 없는 이른 아침에 키 큰 할머니가 말없이 멍청하게
길가에 서 있었으니 말이다.
그 할아버지는 이렇게 예쁘게 핀 장미꽃이 보이지 않았을까?
어쩌면 날마다 보았던 흔하디 흔한 넝쿨장미라서 무심히 지나친 것이겠지.
나는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발길이 저절로 멈춰져서 잠시 눈인사라도 하게 된다.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 맞다.
동네 구석구석에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넝쿨장미들...
참 예쁘다.
아름답다는 말은 넝쿨장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친근한 단어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금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