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물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갈 매 기 / 천상병
그대로이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 흘렀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날아 오르는 자랑이었다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귀 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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