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명시

내 노동으로 / 신동문

희명화 2025. 1. 15. 19:34

내 노동으로

 

내 노동으로 오늘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위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새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씁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

 

 

 

 

'명언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 물 / 천상병  (0) 2025.01.15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 석  (0) 2025.01.15
삶을 문득이라 불렀다 / 권대용  (0) 2025.01.13
어이! 달 / 신달자  (0) 2025.01.11
폭 풍 / 정호승  (0) 202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