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명시

겨울 노래 / 오세영

희명화 2020. 10. 16. 20:49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 까치도

간데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에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야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한나절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紅枾)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 길을 걷다가 우연히 담벼락에 걸려있는 멋진 시화를 보았답니다.

    살짝 ,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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