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 까치도
간데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에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야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한나절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紅枾)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 길을 걷다가 우연히 담벼락에 걸려있는 멋진 시화를 보았답니다.
살짝 ,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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