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명시

비 오는 날 아침 / 이해인

희명화 2020. 7. 19. 12:28

비 오는 날 아침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부용꽃

아침을 기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접시꽃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봉선화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 다름을 견디며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비에 쓰러진 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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