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새로운 동거자가 생겼다.
예전에는 꽃을 좋아해서 집안에 많은 화초를 기르곤 했었는데
어느 순간 한생명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 후 부터는
어떤 살아있는 것들을 집으로 데려오지 않았다.
어제는 내가 다니고 있는 문화쎈타의 어느 회원님께서
내가 화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시고는
집에서 기르던 화초를 분양해서 가지고 오셨다.
회원님의 가정에서 기르는 벤자민이 너무 무성해서 가지를 잘라 뿌리를 내렸고
식용 선인장도 하도 잘 자라서 두개 줄기를 가져 오셨다.
그리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보라빛의 선인장과의 화초와
키 작은 일년초도 세개씩 이나 가져오셨다.
혹시 분재용 일년초는 일부러 사오신것 아니냐고 회원님께 여쭤보았더니
아는 사람이 있어서 화초를 자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집에는 마땅한 화분도 없어서 물병을 잘라서 임시로 화분을 만들었다.
조금은 번거로운 생각도 들었지만
일부러 나에게 주려고 가지고 온 회원님의 정성이 고맙기에 자리를 잘 잡아 주었다.
마땅히 놓을 자리가 없어서 창가쪽에 의자를 놓고 화분을 올려 놓았다.
집에는 식탁용 의자가 두개 있었는데
한개의 의자는 항상 비어 있었다.
오늘에서야 비로서 나와 마주 할 상대가 생긴것 같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우리집으로 분양온지 하루만에 화초들이 생생한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피곤했던 나의 마음이 순간 밝은 웃음으로 변했다.
고맙다! 반갑다! 안녕!!
꽃집에 가면 흔한 꽃이건만
아직 이름조차 모르고 있으니 조금은 미안스럽다.
내가 대신 이름을 지어줘야겠다.뭐라고 부를까?....
올 한해도 열심히 잘 살아 보자꾸나.......
꽃은 스스로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이 한 생도 아름답고 풍요롭게 꿈을 꿔보자!!!
<희>
'날마다 좋은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손 (0) | 2013.04.10 |
---|---|
우물 밖을 나온 개구리 (0) | 2013.04.08 |
나 답게 산다는 것 (0) | 2013.03.23 |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0) | 2013.03.16 |
화이트 데이 (3월 14일) (0) | 2013.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