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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화양연화(花樣年華)

희명화 2025. 5. 13. 21:46

 

요즘 와서 종종 화양연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사전적 의미로는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내가 느끼고 있는 '화양연화'는 외부로 보여지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내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5월의 푸르름과 바람결을 따라 내 콧등을 스치는 꽃향기를 마시며 산책로를 

천천히 걷고 있노라면 행복한 마음으로 충만해진다.

지금의 시절인연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편안하고 안락했던 시절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역시, 지금이 내게는 화양연화인 것이 맞다. 

그렇다고 내가 가진 것이 많다거나 남보다 우월한 지위가 있다거나

경력이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살아온 내 삶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할 뿐이다.

행복은 결코 남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며 스스로 자족하는 삶인 것이기 때문이다.

비로소 매사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 나의 진심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작가 김훈 씨의 작품 <허송세월>처럼 나의 일상도 거의 비슷하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아무런 분별이나 시비 없이 세상일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

그리고 작가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을 보면서 AI 시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하면서

그래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책장을 넘기기도 한다.

나에게 당면한 문제들 즉 가정문제, 사회문제, 국가적 문제도 무조건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대처해야 할 문제들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상생하는 방법을 구상하기도 한다,

 

젊은 시절에는 나 역시 자존심도 세고 고집도 강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는 말을 인정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주눅이 들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 변화가 많이 오게 된 것 같다. 정말 이제는 스스로를 구속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걸림 없이

일상을 행하게 된 것이다.

오랜 세월 우여곡절의 순간들을 잘 견디어 온 나 자신에게 대견스럽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나에게 화양연화 인 것이 맞다. 참, 행복한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