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좋은 날

소소한 기쁨

희명화 2025. 1. 16. 08:26

오늘도 좋은 날!

 

시에 대해서 관심이 생긴 요즘, 어떤  작가의 시를 읽기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시선집을 찾다가 우연히 신경림 씨의 <시인을 찾아서>

1. 2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을 들춰보니 낯익은 작가들의 사진과 작품들이

가득 실려있었다. 이제야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되다니...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책장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1권에는 스물두 분의 작고 시인의 글이 담겨 있고, 2권에는 스물세 분의 작고

시인과 현존 시인의 시가 쓰여 있었다. 

신경림 씨는 직접 작가들의 고향마을을 찾아다니며 그곳 지역 풍경과

작가의 경력, 삶의 모습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치 독자들이 작가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작가 한분 한분에 대한 인상을 세심하게 해설하고 있는

신경림 씨의 모습이  매우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분으로 느껴졌다.

그는 책 속에서 출간 이유를 이렇게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 초판 여는 글)에서 발췌

'독자들이 시를 올바르게 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해설서 식의 글을 쓴다.

그 시를  쓸 당시 그 시인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조건 아래서 살았으며,

무슨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는가도 알아야 하기에 여기에 모은 글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미 우리 시사에서 고전이 된 시들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쓴 글이다'

...... 

시를 재미있게 읽고 싶어 하는 분, 학교에서 시를 가르치는 교사들,

그리고 시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번 기행은 작고 시인을

그렸으나 기회가 있으면 살아 있는 시인의 시의 현장을 찾아가는 작업도 할

작정이다.

                                          < 1998년 초가을에 >

 

 

'시인을 찾아서'를 발간한 지 4년 만에 신경림 씨는 두 번째 시집을 냈다.

서문인 <책 앞에>와 <여는 글>에 작가는 책을 출간한 이유를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시가 감동을 주는 것은 그것이 삶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으로, 삶과 동떨어진

시는 결코 감동을 주지 못한다......

자신을 속이고 남에게 거짓말하고, 사기치고 날조하고, 이것이 적어도 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될 터이다. 여기서 진실이란 기성의 가치로 재단하는 것일 수

없지만, 이것은 곧 시의 치열성이기도 할 것이다.'

                                         <2002년  9월 >

 

 

너무 공감 가는 대목이었고 내가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해답지였다.

사춘기 시절, 시를 읊조리며 오솔길을 종종 걸었던 추억 속의 나의 어린 시절을 

잠시 떠올리며 낯익은 시들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지금의 시절인연이 행복하다.

 

오늘 시집 <시인을 찾아서> 1.2권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이렇게 좋은 책을 출간해 주신 신경림 선생님께 감사인사 드린다.

 

 

ps. 신경림 선생님은 2024년 5월 22일에 타계하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합장